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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영화는 그 느낌이 사라질까 두려워 두번 다시 보기싫어하는데 음반녹음도 혼을 다해 연주한 뒤엔 다시듣고 에디팅하는 게 정말 힘들다. 그래도.. 샤콘느는 아닌 것같아서 다시 한번 정리해서 녹음 스튜디오로 향했다. 토요일..오후네시..광화문..데모대..이런 강적군대를 만나 갈길을 못가고 뱅뱅도는 택시 안에서 현기증이 밀려왔다. 겨우 내려서 아인슈페너 한잔하고 연주 시작하려고 좋아하는 카페에 들렀다. 유난히 친절하게 맞아주던 바리스타께서 관대한 양의 럼을 쏟아부으셨는지 한모금 마시고 깜짝 놀라 두모금째 멈췄는데도 취기가 돌았다. 맥주 한모금에도 빙 도는 체질인데... 맙소사,녹음하는데 계속 헤롱헤롱...의식의 70%만 작동하는 것같고 음악은 느끼겠는데 눈과 손은 더디게 느껴진다... 평생 처음 이거 연주도 아닌 녹음현장에서... 몇시간을 헤맸다... !자정을 넘기고서야 겨우 마치고 택시에 기어오르니 완벽한 음량으로 내가 좋아하는 조합의 기타와 목소리... 이 노래가 흐른다. 오...주님 감사합니다!...그런데 저 오늘 두번이나 큰 죄를 지었어요. 한번은 녹음하던 중에 그냥..나 이거한 담에 바욜린 그만 둘거야! 그랬구요...또 한번은 나는 바이올린을 하지말아야 돼..그랬어요...한참 녹음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제 목소리를 듣던 엔지니어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ㅠ 그래도 주님...구두장이 요정처럼 밤새 그 기계속에 들어가셔서 제 틀린 음들 좀 다 고쳐주시고 요로케조로케 멋지게 좀 만들어주세요... 그러실 수있자나요... 엉엉...이러면서 이 감미로운 기타소리에 흐르는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이.. 바흐는 아마 이 샤콘느를 기타나 루트를 위해 썼을거야.. 그 훌륭한 분이 이렇게 무자비했을 리가 없지.. 아마 분명히 그랬을거야... 기타나 루트... 그거야그거. 나는 기타랑 루트가 좋아... 코드는 그렇게 소리나야 젤 멋지지... 기타..루....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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